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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연 유산 프레이저 아일랜드, 흐린 날에 가다 생각해보면 나의 여행은 늘 '흐린 날씨'를 동반하는 듯하다. 최근에 다녀온 캐나다도 그랬고 오늘 소개할 이곳도 만만찮은 날씨였기 때문. 분명 이때만 하더라도 불운의 아이콘 마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비를 몰고 다닌 건 내가 아닌가 싶기도.어쨌든 이 여행기를 보면 '프레이저 아일랜드는 별로다.'라는 인상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흐린 날씨도 즐길 수 있는 여행이라면 참 좋았겠지만, 이곳은 그러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았기 때문. 그래도 세계 자연 유산이 아닌가. 그냥 묵혀두기에 아깝기만 한 이곳. 접어두었던 여행기를 다시 끄집어 낼 수밖에 없게 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다. DAY 1 허비베이에서 배를 타고 프레이저 아일랜드로 허비베이 백패커스 - 프레이저 아일랜드 - 맥킨지 호수 - 베이신 호..
캥거루 낮잠을 자고 코알라 등을 긁었다 캥거루 낮잠을 자고 코알라 등을 긁었다 호주 퀸즈랜드주 론파인 코알라보호구역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을 말한다면 단연코 '캥거루와 코알라'다. 이 두 동물은 기념품 가게의 70% 이상의 지분율을 차지하며 온갖 상품들로 만들어지는 대표 인기동물로 그렇기에 타지에서 온 나와 같은 이방인에게 캥거루와 코알라는 호주에서 꼭 만나봐야 하는 그렇지 않았다면 호주에 있었던 것이 맞느냐는 의심을 살 동물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찾아갔다. 캥거루와 코알라를 만나러. 호주 브리즈번에서 널브러진 캥거루를 만날 수 있다는 소문아닌 소문을 듣고 찾아간 곳이 바로 '론파인(Lone Pine)'. 론파인이라는 이름 밑에 추가적으로 쓰여진 걸 보면 여긴 '코알라 보호구역'으로 캥거루보다는 코알라가 우선인데 그도 그런 것이 잭과 질이라는..
알록달록 색을 모아 브라이튼 비치를 그리다 오늘도 바다다.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었고, 가면 나 또한 멋들어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바다. 어느 사진가의 사진을 통해서 소개되어서 유명해졌다는 설이 있기도 한 이곳은 바다에 놓여진 알록달록한 비치박스(Bathing Box가 정식명칭)가 유명한 브라이튼 비치(Brighton Beach)다. 호텔일을 마치고 계획없이 찾아간 곳인데 도심에서 약간만 찾아와도 이런 바다가 있다는 것 자체는 참 좋은 일이다. 초가을의 햇살이 눈 부시던 오후의 브라이튼은 그렇게 많지 않은 사람덕에 편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 (사람이 북적거리면 그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마음이 반비례 그래프를 그리면서 짧아지곤 한다.) 초반부터 아쉬운 소리를 하자면 멜버른의 바다는 퀸즈랜드주에서 봐 오던 것과는 달라 처음엔 실망했던 ..
토론토 한복판에서 길을 잃다 허허허.. 거참. 나도 모르게 허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일본에선 신주쿠 동쪽출구를 찾지 못해 두 시간을 헤맸더랬다. 한국에선 늘 타는 지하철 출구가 아닌 방향으로 들어가면 반대방향으로 가는 전철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올라탔다. 지도를 뚫어져라 보고 자신 있게 출발해도 늘 처음 보는 곳에서 서 있었다. 그렇게 이미 몇 번이고 예상하던 일이었기에 출발 전에 지도를 확인하기를 여러 번, 머릿속으로 벌어질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처까지 완벽하게 계획했건만. 나는 이렇게 또 길 한복판에서 버려진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 자신을 길바닥에 버린 것이겠지만. 그렇게 나는 토론토 한복판에서 길을 잃었다. 사건의 발단은 제 시간에 왔어야 할 ‘토론토 시티투어 버스’가 기다려도 오질 않는 것에서부터였다. 방향치인 내가 짜놓은 계..
그날 알토나 비치에서 책을 읽었다 멜버른으로 오고 나서 아쉬운 건 근처에 멋진 바다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브리즈번에는 '골드코스트'나 '누사'와 같은 휴양지로도 손꼽히는 멋진 바다가 있어 아쉬움을 달래주었는데 멜버른은 바다 옆에 있지만, 그건 바다라기보다는.....이란 느낌이었던지라 늘 무언가 빠진 기분이었던 것. 그러다가 찾아낸 곳이 바로 알토나 비치(Altona Pier)다. '노을지는 바닷가 풍경이 보고 싶어'라는 마음으로 구글맵을 뒤지다 이곳을 찾아낸 것. (관련글 : 호주에서 해가지는 방향은 동쪽? 서쪽? http://sinnanjyou.tistory.com/158) 오랜만에 호텔일도 쉬고. 집에서 무얼하리 그냥 나가보자라고 온 곳인데 역시 옳은 선택이었다. 날씨마저도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그런 날, 우리만큼 여유로운 사람들도 제..
꿈이었고 몰락이었다, 언덕 위의 그 집, 카사로마(Casa Loma) 내 손에 한 천억 정도가 있다면 뭘 하면 좋을까 액수야 조금씩 다르겠지만, 누구나 ‘부자가 된다면’이란 전제가 붙은 상상은 한번쯤 해 보지 않았을까. 세계여행을 간다거나 사고 싶었던 물건, 먹고 싶었던 것들을 가득 산다거나. 그리고 평생 살 좋은 집을 마련하거나.내가 토론토에서 방문한 이 집은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돈이 많았던 어느 한 남자가 지은 ‘꿈의 집’이다. 그가 원했던 그 모든 욕망을 담아서 만들었다고 봐도 될 크고 화려한 집. 그러나 그로 인해 모든 걸 잃게 만든 ‘몰락의 집’그 이름 카사로마(Casa Loma)다. 토론토 여행을 하면서 내가 가장 가 보고 싶었던 곳이 바로 이곳, ‘카사로마(Casa Loma)‘ 1900년대 캐나다 최고 갑부였던 헨리 펠라트(Hanry Pellatt)경이 지은..
초여름 소풍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없다 내 주변 어른이들은 확실히 '노는 것'을 좋아한다. 거기에 '먹는 것'이 합쳐지면 더욱. 가끔은 그래서 '놀자'는 건지 '먹자'는 건지 헷갈릴 때도 있지만, 어쨌든 '놀고먹는 것'을 좋아하는 이가 많다. 그래서 개최된 것이 초여름 6월의 소풍이다. 뚝섬유원지 자벌레 건물 아래에서.이번 소풍은 각자 도시락을 하나씩 싸든 사든 갖고 와 그 음식들을 무기명투표를 해 영광의 1등에겐 그 후의 먹을 것에 대한 공짜권한이 부여되는 나름의 이벤트를 계획했지만, 누가 뭔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무슨. 그냥 펼쳐놓고 먹는 게 중요한 거다.참고로 그 어떤 계절(?)의 소풍이라도 나는 '피크닉'을 빠뜨리지 않는다. 이처럼 소풍에 걸맞은 아름다운 제품이 어디에 있겠는가! 사랑합니다. 매일유업. 펼쳐보아라, 그대들의 도시락을!..
Hello, Stranger, 그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다 Hello, Stranger. 안녕, 이방인.그들을 처음 봤을 때는 분명 경계하는 눈빛이었다. 그러나 이내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다는 양 고개를 돌려버렸다. 캐나다 알버타 주에서 지내는 시간 동안 나를 가장 즐겁게 해주었던, 가장 흥분케 해주었던, 그리고 가장 숨죽이게 했던 이들이었다. 아침 산책길에서, 밥 먹으러 가던 숙소 앞에서, 다른 곳으로 향하던 차도 위에서 그렇게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서는 잠시 내려두었던 카메라를 찾기 위해 허둥지둥하게 한 그들과의 만남을 하나하나 기록했다. 왔니? 밴프에 온 걸 환영해! 캐나다 여행의 시작이었던 밴프, 그리고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갑자기 만났던 사슴 3마리. 그들의 예상치도 못한 등장은 여기가 알버타 주로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들었다. 이 여행에서 가..
낮과 밤, 하늘과 지상에서 나이아가라를 마주하다 캐나다 여행의 가장 고난을 꼽는다면 역시 8할 이상이 날씨였다. 그리고 그 정점을 찍은 곳이 ‘나이아가라 폭포’. 비가 와 호텔로 도망치듯 피신하면 곧 그치고 돌아보기 위해 다시 나가면 이내 쏟아지고. 그러다가 천둥이 우루루쾅쾅. 나이아가라란 이름이 인디언어로 ‘천둥소리를 내는 물(ongiara 온기아라)’에서 왔다더니 쏟아지는 폭포소리와 함께 어찌나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내는 날씨인지. 그래서 나는 더 부지런히 구경하려고 했던 것 같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더 제대로 보겠다는 생각으로.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나이아가라는..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는 방법은 참 다양하다. 하늘에서 바라볼 수 있는 헬기투어나, 파도 앞까지 가는 안개 속의 숙녀호(Maid of the Mist), 동굴 속에서 떨..
영흥도에서 즐긴 어느 봄날의 캠핑 어디서 뭐 타는 냄새 안 나요? 내 마음이 불타고.. 아니 장작이 타고 있잖아요. 타닥타닥.. 불 타는 장작을 보면서 그런 재미없는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나무가 타들어 가며 만드는 타닥타닥 소리와 한창 기타 연습중인 선배의 또롱또롱 소리와 섞여 타롱또닥 봄밤의 정취를 음악으로 만들어냈다. 내가 준비한 거라고 대파밖에 없었던 봄날의 캠핑은 캠핑 달인 커플의 철저한 준비 아래 너무나도 근사하게 이루어졌다. 영흥도 장경리 해수욕장이 우리의 캠핑 장소였다. 카카오톡에 여러 명의 사람을 불러모아 캠핑 계획을 하나하나 읊던 선배의 글을 읽으면서도 사실 난 내가 어디로 캠핑을 가는 건지 잘 몰랐다. 몽흥포요? 아..몽산포랑 영흥도구나. 몽산포로 갈지 영흥도로 갈지. 이렇게 적긴 해도 두 지역 다 내겐 생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