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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루티너

아버지, 딸의 손을 꼬옥 잡다 그날은 학교 선배의 결혼식이었다. 일본에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던 시절, 많은 도움을 주었던 나의 선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님의 모습으로 반겨주었다. 물론 그녀의 평생 반려자가 될 신랑님 또한 최고로 멋졌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신부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몰려오는 하객들과 연신 인사하기 바쁜 신부의 모습을 대기실에서 한참 쳐다보고 있으니 나 또한 정신이 없어졌다. 끝도 없이 쏟아지는 인사와 사진 촬영 속에 어느새 식이 시작될 시간이 되었고, 드레스 자락을 부여잡은 신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홀로 향한다. 두근거리는 마음과 긴장감에 선배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다. 결혼식은 늘 그래 왔듯 시작과 동시에 끝나는 것 같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들이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내 딛는 그 순간, 사람들의..
나는야 행복한 사람! 스물아홉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ㅎㅎ 작년까지는 떨어져 있어서 제대로 축하해주지 못했지만, 올해는 함께 보낼 수 있어서 참 좋구나-! 케이크 선물: 회사 상사이자, 학교 후배인 전대리 지난 8월 4일은 20대를 마지막 나의 생일이었다. 집에서는 음력인 6월 26일에 생일을 챙기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주변 사람들에게는 양력인 8월 4일이 생일이라고 말하게 되었다. 3년 만에 돌아와서 처음으로 맞이하게 되는 생일. 페이스북을 통해 생일을 알게 된 사람들이 축하의 말들과 선물을 챙겨주었다. (SNS 서비스에 새삼 감사한 마음이 생길 줄이야!) 오늘의 포스팅은 '자랑질'이라고 명명 내릴 수 있는 '감사함'을 담은 글이다. 이것 말고도 선물은 많은데..
여름이다! 그렇다면 맥주다! 한 달에 한 번, 회사에서는 비어데이가 열린다. 퇴근 전 회사에서 마시는 맥주의 시원한 그 맛! 캬아~ 나는 여름에 태어났다. 그것도 굉장히 뜨거운 8월에.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럼에도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덥고, 습하고, 질척거리고 기운 빠지는 여름. 오죽하면 여름에 휴가를 가는 것보다 시원한 회사 에어컨 아래에서 일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할 정도일까. 그렇지만 여름이라고 축 처져 있을 수 만은 없다. 이럴 수록 더욱 즐겨야 하니, 그 중의 으뜸은 바로 맥주다! 자전거 라이딩 중에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난지 캠핑장 바베큐. 역시 맥주는 빠질 수 없다! 요즘 일본에 가서 불꽃놀이를 감상하며 맥주를 마시는 상상을 자주 하곤 한다. 일본에 있을 때는 수많은 인파에 휩싸일 생각에 쉽게 도전해 보지..
위기를 모면하려 하는 말, 불행을 외면하려 하는 말, 오늘의 거짓말 나는 웹디자이너이다. 블로그에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잘 쓰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 관한 이야기는 잘 쓰질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해 본 적이 없는데, 처음으로 말해본다. 나는 (내 입으로 말하는 게 부끄러울 때도 있는) 웹디자이너이다. 그런데 사실 예전부터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웹이 아닌 편집디자이너로, 종이 냄새를 너무 좋아한다는 점과 내 이름 석 자가 새겨진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편집과는 거리가 먼 쇼핑몰에 입사하게 되면서 '내 이름이 박힌 종이 결과물'과는 거리가 멀어졌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일본에서 귀국하고 회사에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에게는 '히치하이커'에 글을 쓸 기회가 찾아왔다. ..
콘탁스 티삼, 지나간 봄의 낮과 밤을 기록하다 Contax.T3 @ 두번째롤 Uxi super200 리사이징+후보정없음 일본에 있는 동안 욱사마가 빌려준 카메라, Contax T3. 나츄라 클라시카가 있었기 때문에 더는 필름 카메라에 대한 흥미는 없어도 되었지만, 이 카메라가 유난히 똑딱히 필름카메라 중에서는 돋.보.적.이라는 말을 듣고 조건 없이 빌렸다. (물론 대여했을 당시 고질적인 베리어 이상인 문제로 수리를 거쳐야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메라가 좋은 건 둘째치고 역시 '실력'이 좋아야 한다는 것. 더 많이 찍고 더 많이 생각해야겠다. 좋은 카메라를 제대로 들고 다니질 않아 안타까운 맘. 점심을 먹고 회사 근처 마로니에 공원으로 산책하러 갔다. 벚꽃보다 먼저 피는 목련은 언제봐도 유난히 예뻐 보이는 그런 봄. 삼삼오오 모여 빨간 가방에서 ..
봄 소풍을 가자 신록이 푸른 가정의 달 5월입니다. 학부모님의 가정에 평안함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드릴 말씀은 다름이 아니옵고 일에 찌들어 하는 어른이들에게 봄 소풍을 통해 여유를 만끽하고자 합니다. 자녀의 소풍 참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주시길 부탁합니다. 봄 소풍의 계절이 찾아왔다. 5월은 푸르르고 우리들은 자라는. 이런 날들엔 김밥을 싸들고 어디론가 소풍을 가야 한다는 마음이 불끈하고 생겨나 버려, 휴일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어린이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어린이날, 아이들 틈에 끼여 도시락을 싸들고 뚝섬에 위치한 서울숲으로 향하였다. 일본에 있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서울은 참 좋아졌다. 서울숲만 봐도 그렇다. 도심에서 이렇게 멋진 곳을 만날 수 있다니, 이거 너무 좋지 아니한가. 일본의 요요기공원이나 이노카시..
벚꽃이 피었습니다 이미 벚꽃은 지고 없지만 그래도 어떠냐. 아직 봄인 것을. 일본에서 벚꽃과 벚꽃, 또 벚꽃을 봐 왔던지라 이번 년 못 보고 가도 아쉬워하지 않으리라 했더니, 4월 중순, 여의도 벚꽃은 이미 다 졌음에도 서울대공원에는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다. 이 얼마만의 서울대공원인지도 모르겠다. 동물원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터라 동물 구경삼아 다녀온 게 한국에 있던, 3년 전인가 4년 전인가. 큰 변화는 없이 여전히 사람은 북적이고, 여유로움은 흘러 넘치고 날씨마저 따뜻해서 전날 눈 검사로 피곤했던 심신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며 행복해진다. 작년 이맘때 나는 일본에서 무얼 하고 있었던가. 이렇게 흩날리는 벚꽃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가. 이렇게 맑은 하늘과 벚나무 아래, 시간은 또 흐른다. 내년 벚꽃이 필 무렵, 나는..
나는 영화다 - 4월편 ★★★★ 써니 (sunny,2011) 가장 찬란한 순간 우리는 하나였다. 감독. 강형철 출연. 유호정, 심은경 124분 / 한국 어쩌자고 예고편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진부한 결말이 아쉽긴 하지만 이 영화는 그래서 웃기고, 그래도 재미있다. ★★★★ 고백 (告白,2010) 내 딸을 죽인 사람은 우리 반에 있습니다.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출연. 마츠다카코 106분 / 일본 일본에서 보고 싶었지만 보지 못했던 그 영화. 마츠타카코의 초반 30분 흡입력은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 내 이름은 칸 (My Name Is Khan, 2010) 나는 대통령을 만나야 합니다. 감독. 카란 조하르 출연. 샤룩 칸, 까졸 127분 / 인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을 선사해 줄 ..
당신의 블로그의 컨셉은 무엇인가? 드디어 시작된 블로그 리뉴얼. 그 과정을 이렇게 써내려가는 것은 일종의 정리를 위해서지만, 자신의 블로그에 무언가 변화를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참고되었음 하는 바람도 있어서다. 블로그로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블로그는 많다. 검색창에 '블로그로 돈 벌기'를 검색해보라. 얼마나 많은지. 그런데 블로그의 디자인이나 컨셉을 잡아가는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해 주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당신은 블로그의 컨셉이 무엇이냐고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가? 리뉴얼의 과정은 매우 간결하다. 전체적인 디자인의 뼈대는 바꾸지 않을 예정이지만 보기 좋은 블로그를 만들고 싶다는 것. 그리고 나만의 특징이 있는 블로그를 만들고 싶다는 것. 여타의 블로그들에 비해서는 유난히 두드러지는 '특징'이 없기 때문에(요리나 여행, 혹은 IT, ..
春が来た!봄,오다!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구입했던 원피스를 입고 가벼운 기분으로 주말 나들이에 나섰다. 이야. 날씨 정말 좋구나. 어느새 따뜻해진 기온에 기분이 좋아져서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흘러나오는 노래도 더 달콤하게 들린다. 늦은 밤 퇴근길에 그렇게 무섭던 길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지. 늘 그냥 지나치던 어느 집 담장 너머로 개나리가 고개를 내밀고 쳐다보고 있었다. 아, 봄이로구나. 드디어 왔구나. 드디어 찾아온 봄. 시작을 알린다. 두근거린다. いよいよ春の始まり。スタートを知らせる。ドキド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