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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루티너

위기를 모면하려 하는 말, 불행을 외면하려 하는 말, 오늘의 거짓말 나는 웹디자이너이다. 블로그에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잘 쓰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 관한 이야기는 잘 쓰질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해 본 적이 없는데, 처음으로 말해본다. 나는 (내 입으로 말하는 게 부끄러울 때도 있는) 웹디자이너이다. 그런데 사실 예전부터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웹이 아닌 편집디자이너로, 종이 냄새를 너무 좋아한다는 점과 내 이름 석 자가 새겨진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편집과는 거리가 먼 쇼핑몰에 입사하게 되면서 '내 이름이 박힌 종이 결과물'과는 거리가 멀어졌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일본에서 귀국하고 회사에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에게는 '히치하이커'에 글을 쓸 기회가 찾아왔다. ..
콘탁스 티삼, 지나간 봄의 낮과 밤을 기록하다 Contax.T3 @ 두번째롤 Uxi super200 리사이징+후보정없음 일본에 있는 동안 욱사마가 빌려준 카메라, Contax T3. 나츄라 클라시카가 있었기 때문에 더는 필름 카메라에 대한 흥미는 없어도 되었지만, 이 카메라가 유난히 똑딱히 필름카메라 중에서는 돋.보.적.이라는 말을 듣고 조건 없이 빌렸다. (물론 대여했을 당시 고질적인 베리어 이상인 문제로 수리를 거쳐야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메라가 좋은 건 둘째치고 역시 '실력'이 좋아야 한다는 것. 더 많이 찍고 더 많이 생각해야겠다. 좋은 카메라를 제대로 들고 다니질 않아 안타까운 맘. 점심을 먹고 회사 근처 마로니에 공원으로 산책하러 갔다. 벚꽃보다 먼저 피는 목련은 언제봐도 유난히 예뻐 보이는 그런 봄. 삼삼오오 모여 빨간 가방에서 ..
봄 소풍을 가자 신록이 푸른 가정의 달 5월입니다. 학부모님의 가정에 평안함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드릴 말씀은 다름이 아니옵고 일에 찌들어 하는 어른이들에게 봄 소풍을 통해 여유를 만끽하고자 합니다. 자녀의 소풍 참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주시길 부탁합니다. 봄 소풍의 계절이 찾아왔다. 5월은 푸르르고 우리들은 자라는. 이런 날들엔 김밥을 싸들고 어디론가 소풍을 가야 한다는 마음이 불끈하고 생겨나 버려, 휴일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어린이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어린이날, 아이들 틈에 끼여 도시락을 싸들고 뚝섬에 위치한 서울숲으로 향하였다. 일본에 있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서울은 참 좋아졌다. 서울숲만 봐도 그렇다. 도심에서 이렇게 멋진 곳을 만날 수 있다니, 이거 너무 좋지 아니한가. 일본의 요요기공원이나 이노카시..
벚꽃이 피었습니다 이미 벚꽃은 지고 없지만 그래도 어떠냐. 아직 봄인 것을. 일본에서 벚꽃과 벚꽃, 또 벚꽃을 봐 왔던지라 이번 년 못 보고 가도 아쉬워하지 않으리라 했더니, 4월 중순, 여의도 벚꽃은 이미 다 졌음에도 서울대공원에는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다. 이 얼마만의 서울대공원인지도 모르겠다. 동물원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터라 동물 구경삼아 다녀온 게 한국에 있던, 3년 전인가 4년 전인가. 큰 변화는 없이 여전히 사람은 북적이고, 여유로움은 흘러 넘치고 날씨마저 따뜻해서 전날 눈 검사로 피곤했던 심신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며 행복해진다. 작년 이맘때 나는 일본에서 무얼 하고 있었던가. 이렇게 흩날리는 벚꽃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가. 이렇게 맑은 하늘과 벚나무 아래, 시간은 또 흐른다. 내년 벚꽃이 필 무렵, 나는..
나는 영화다 - 4월편 ★★★★ 써니 (sunny,2011) 가장 찬란한 순간 우리는 하나였다. 감독. 강형철 출연. 유호정, 심은경 124분 / 한국 어쩌자고 예고편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진부한 결말이 아쉽긴 하지만 이 영화는 그래서 웃기고, 그래도 재미있다. ★★★★ 고백 (告白,2010) 내 딸을 죽인 사람은 우리 반에 있습니다.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출연. 마츠다카코 106분 / 일본 일본에서 보고 싶었지만 보지 못했던 그 영화. 마츠타카코의 초반 30분 흡입력은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 내 이름은 칸 (My Name Is Khan, 2010) 나는 대통령을 만나야 합니다. 감독. 카란 조하르 출연. 샤룩 칸, 까졸 127분 / 인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을 선사해 줄 ..
당신의 블로그의 컨셉은 무엇인가? 드디어 시작된 블로그 리뉴얼. 그 과정을 이렇게 써내려가는 것은 일종의 정리를 위해서지만, 자신의 블로그에 무언가 변화를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참고되었음 하는 바람도 있어서다. 블로그로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블로그는 많다. 검색창에 '블로그로 돈 벌기'를 검색해보라. 얼마나 많은지. 그런데 블로그의 디자인이나 컨셉을 잡아가는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해 주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당신은 블로그의 컨셉이 무엇이냐고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가? 리뉴얼의 과정은 매우 간결하다. 전체적인 디자인의 뼈대는 바꾸지 않을 예정이지만 보기 좋은 블로그를 만들고 싶다는 것. 그리고 나만의 특징이 있는 블로그를 만들고 싶다는 것. 여타의 블로그들에 비해서는 유난히 두드러지는 '특징'이 없기 때문에(요리나 여행, 혹은 IT, ..
春が来た!봄,오다!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구입했던 원피스를 입고 가벼운 기분으로 주말 나들이에 나섰다. 이야. 날씨 정말 좋구나. 어느새 따뜻해진 기온에 기분이 좋아져서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흘러나오는 노래도 더 달콤하게 들린다. 늦은 밤 퇴근길에 그렇게 무섭던 길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지. 늘 그냥 지나치던 어느 집 담장 너머로 개나리가 고개를 내밀고 쳐다보고 있었다. 아, 봄이로구나. 드디어 왔구나. 드디어 찾아온 봄. 시작을 알린다. 두근거린다. いよいよ春の始まり。スタートを知らせる。ドキドキ!
디자인 하지 않는 디자이너_나카오카겐메이 청춘이라는 건 어떤 때부터라도, 아무리 늦은 나이일지라도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청춘은 스스로 무리를 해서 힘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는 괴로움만 잔뜩 있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그 괴로움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되는거야'라고 생각하면서 그 괴로움 속에 기꺼이 몸을 들여놓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무리한 짓을 많이 할수록, 인생은 풍요로워진다. いろんな無茶をした方が絶対に人生にとっていい。 무리한 짓은 많이 할수록 좋다. 일에서의 무리, 클럽 활동에서의 무리, 상사와의 관계에서의 무리, 그리고 무리한 연애. '그때는 내가 어떻게 됐었나봐'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도드라지게 몹시 짙어지는 시간. '그것을 뭐라고 고쳐 말할 수 있을까?'라..
나츄라, 닛코를 향하다 Fujifilm. Natura classica @Natura 1600 첫롤 리사이징+약간의 명도조절 일본에 있는 동안 마지막이 될, 여행이 시작되었다. 시간이 지나고 사진을 들여다보니 그때 그 순간,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어떤 감정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분명히 복잡하게 뒤섞인 여러 가지 감정들이 여행하는 곳곳에서 묻어나오고 있었을지도. 귀국한 후 그때의 여행 사진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내가 정말 그곳에 있었구나!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신사에 매달려 있던 수많은 오미쿠지おみくじ들. 저마다의 마음은 주렁주렁 매달려 그들 나름의 빛을 내고 있다. 안타까운 건 이 줄에도 매달려 있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오미쿠지들이다.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졌을까? 늦은 가을의 ..
하늘을 지어올리다 일하다가 오후 3, 4시가 되면 눈이 뻑뻑해져 온다. 지금 회사의 좋은 점은 꽤 넓은 베란다가 있다는 것인데.. 에어콘 실외기들이 자리 차지를 떡하고 있지만 그래도 약간의 숨돌리기엔 좋은 장소이다. 어떤 이들은 담배를 피우고, 나 같은 이는 사진을 찍거나 창문 너머로 일하는 사람들을 힐끔힐끔 훔쳐보기도 한다. 그렇게 카메라를 들고 나와 회색 건물들 사진을 찍다가 문득 45도로 고개를 돌려 하늘을 바라보니, 열심히 하늘도 공사 중이다. 예쁜 하늘에 구름을 그려 넣는 작업인가 보다. 오늘은 왠지 꽤 재미난 장면을 포착한 거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자, 뻑뻑한 눈도 한번 깜박, 딱딱한 어깨도 잠시 우두둑.. 재미난 구경도 했으니, 다시 일하러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