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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취향 취향이 변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회사 동료와 익선동 나들이를 하다 들린 빈티지 가게에서 말이다.꽤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 호주에서 산 긴 꽃 치마를 입고 고향 집을 찾았었는데, 형부는 언니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단다. 처제가 월남치마를 입고 왔다고. 여성스럽고 단정한(이라고 이야기하고 나는 무난한이라고 말하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그들에게 꽤 날리는(?) 스타일이었나 보다. 지금도 사실 그렇게 단정한 느낌, 평범함 30대의 여성이 입는 그런 스타일은 아닌듯하다. 물론 스타일에 어떤 나이 기준이 있겠냐만서도 나는 구두보다도 운동화, 치마보다 바지가 편한 캐주얼함을 추구한다. 다만 요즘 들어 그 취향이 조금 변했단 생각이 든다.빈티지한 스타일에 그다지 끌림이 없어졌다는 것? 생각이 많아지고 예민해..
주말의 짧은 경주여행 지난 주말에 경주를 다녀왔다. 회사 일이 바빠지기도 하고 주말 출근이 예고된 터라 그냥 가지 말까 싶다가 조금 더 진취적인 삶을 살아야 할 것 같아서 냉큼 경주행 버스를 타고 내려갔다. 회사 일로 철야를 하고 난 새벽에. 경주는 수몽몽 덕에 내려간 2번의 경험(?)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익숙한 편. 서울과 비교하면 몇 개 없는 승강장의 고속버스터미널은 늘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크라운맥주와 코닥 필름이 쓰여 있는 터미널매점의 간판을 보고 있으면 이 매점은 언제 적부터 이곳에 있었을까 궁금.경주여행은 짧았다. 토요일 오전에 내려가서 일요일 오전에 올라오는. 이걸 여행이라고 칭하기도 좀 어렵긴 하지만, 딱 좋았다. 특별히 한 일도 없었다. 거기까지 내려가서 어떻게 책만 읽고 밥만 먹..
그들의 키스에 담긴 이야기 :: 세상의 드라마를 기록하다 '로이터 사진전' 난 절대로 낚으려는 의도는 없다. 진짜다. 로이터전 포스터에 당연한 듯 이 사진이 메인이었고 그들의 의도(?)대로 나는 보도사진과 이들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서 로이터전으로 향했을 뿐이다. 평소 사진전을 좋아하던 터라 더욱 부담없었다는 이유도 한몫했고. 자신감 있는 로이터 통신 '세상의 드라마를 기록하다'라는 타이틀로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전시는 현재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중인 3개의 전시 중에 '그나마' 사람이 조금 몰릴 것이란 생각을 했었는데 예상대로 '그나마' 덜 몰린 인파로 조금 여유있게 감상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건 정말 반가운 일이다. 이번 전시는 세계 3대 통신사의 하나인 로이터 통신의 소속 600명의 기자가 매일 1600여장씩 제공하는 사진들과 로이터가 보유한 1300만장 이상의 자료..
경주의 오전, 서울의 오후 |토요일, 경주의 오전 |일요일, 서울의 오후 오늘 그런 글을 읽었다. 엄청나게 덥다가 인제야 딱 맞는 날씨가 되었는데 사람들이 '춥다'라고 말한다고. 글을 읽자마자 고개가 절로 끄덕끄덕. 정말 무더운 여름이 아니었던가. 더위를 많이 타는 옥탑 생활자에게도 에어컨이 없는 이들에게도 '죽겠다'는 표현이 며칠이고 나올 수밖에 없었던 그런 여름 말이다. '94년 이래로 가장 더운 여름'이란 설명이 아니더라도 온몸이 느끼고 있었다. '더워 죽겠다'고. 그런 '죽을 것 같은 여름'이 아주 급작스레 물러갔다. 절대 지지 않으려고 물러서지 않을 것 같이 악쓰고 덤벼대던 녀석이 그저 한차례의 비에 툭 하고 꺾여버린 거다. 어이없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무더위는 그렇게 사라지고 기다렸다는 듯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
어찌되었던 간에 여행! :: 일본 미에, 오사카, 나라 2박 3일 여행 프롤로그 어찌 되었던 간에 여행! 일본 미에, 오사카, 나라 3박 4일 여행 프롤로그 프롤로그다. 여행 프롤로그만 벌써 몇 번째인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회사 일이 바빠서', '글이 안 써져서' 등의 이유로 블로그는 방치상태였다. 해보려는 의지도 상실하고 정신없이 그냥 쫓기든 살다 보니까 어느 순간, 아 못 해먹겠다 싶어지는 거다. 그리고 이렇게 결국 고향 찾아오듯 찾아와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런 마음으로 다녀온 여행이었다. 너무 지쳐서, 너무 힘들어서. 어떻게든 지금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아서. 이 여행이 내게 무얼 안겨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지금 이 반복적인 일상에서 당장에라도 벗어나야 할 것 같았다. 여행기 내내 힘들다든가 힐링이 어쩌고 하는 단어들이 나온다면 이해를 해줬으면 한다. 이 여..
네, 필름사진입니다. 동묘 벼룩시장입니다. Natura Classica리사이징+후보정없음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필름 스캔을 받아두고도 혼자서 멀뚱히 보다가 그냥 닫아버리기 일쑤였던 것 같다. 일종의 편집증 아닌 편집증에 휩싸여 포스팅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뭔가 정보도 아니고 잘 찍은 사진도 아니다 보니 그냥 개인소장으로 담아둔 것. 그런데 꺼내기로 마음 먹었다. 필름 사진이니까. 35mm 필름이 새하얗게 불살라가며(?) 남긴 한 장의 사진이니까.물론, 그렇게 불살랐음에도 이게 어떤 필름으로 찍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흠. 지인과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전시회를 보려고 했다. 자신만만하게 전시를 보여주겠다며 초대권 2장을 들고서 갔는데, 초대권 사용 기간이 어제까지였다는 그런 충격적인 이야기. 시간은 붕 뜨고 따로 계획 세운 것은 없었지만, ..
꽃이 왔다, 나에게 :: '멘인블룸(Men in Bloom)'의 꽃 구독 서비스 꽃이 왔다, 나에게 '멘인블룸(Men in Bloom)'의 꽃 구독 서비스 나는 꽃을 좋아한다. 딱히 하얀 원피스에 생머리를 소유한 소녀가 아니다 하더라도. 출근길 아침 일찍 부지런 떨며 꽃시장으로 향하기도 할 정도로 나는 그렇게 꽃을 좋아한다. 금세 시들어 버린다고 해서 꽃이 쓸모없는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하고, 예쁜 옷을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처럼 내게 꽃이란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이다. 그런 내게 꽃이 왔다. 페이스북 여기저기에 '꽃이 좋아'를 떠들어댄 덕분인지 지인을 통해 꽃 구독 서비스(Flower Subscriptions)업체인 'Men in Bloom(멘인블룸)'이 내게 꽃을 보내왔다. 정기 구독이란 표현이 꽃에도 쓰일 줄이야, 이것 참 재미나다. ..
서울숲, 가을을 기록하며 :: 필름카메라 Minolta α Sweet II 일본,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를 여행하고 남은 것이 있다면 틈틈이 맛보듯 남겨왔던 필름 사진들. 한번에 몰아 찍기 보단 36롤짜리 필름 하나에 몇 일씩 때론 몇 달씩 쪼개 찍었던 필름을 한국에 돌아와 스캔을 맡겨보니, 참 재미있더라. 그 다양한 기록들은 아마 하나씩 느긋하게 꺼내서 블로그에 기록할 것 같다. 오늘의 사진들은 가을이 한창인 날에 찾았던 '서울숲'의 기록이다. 이날은 일본에서 친하게 지내던 단커피님이 선물로 주신 자동 필름 카메라 'Minolta α Sweet II'로 찍었다. 이 카메라는 사실 내가 들고 있는 필름 카메라 중에서도 크기가 제법 큰 편인지라 친한 선배인 박코치에게 호주 다녀올 동안 부탁 아닌 부탁을 하고 돌려받았다. 자동이니까 찍다 보면 어찌 되겠지란 생각으로 셔터를 눌러대..
부처님 오신 날, 통도사에 가면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 ▲ 유 스틸 넘버원!! 부처님 오신 날, 통도사에 가면 무얼 먹을 수 있을까? 경남 양산 통도사에 가다 딱히 종교가 있거나 한 것은 아니기에 크리스마스에 교회를 갈 일도 부처님 오신 날에 절에 갈 일도 그다지 없었다. 이번에도 황금 연휴의 하루 정도로 생각하면서 흘러가지 않을까 했건만, 올해는 우쿠네 가족과 함께 경남 양산에 있는 통도사를 찾았다. 사람이 많은 곳, 특히 '특별한 날의 특별한 그곳'은 절대 피하던 내가 부처님 오신 날에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는 절을 찾다니. 이건 정말 '가족이 함께'란 전제가 붙지 않았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이다. |초록이 푸르른 5월의 사찰 풍경 딱히 불교신앙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서인지 절은 언제 찾아도 좋다. 내게 절은 옛날 조상들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란..
어느 봄날, 삼청동에서 인사동까지 ▲ 삼청동에 있는 아지오(AGIO) 벚꽃이 우수수 떨어지고 봄이 조금씩 깊어만 가는 주말이었다. 개나리가 없었다면 조금 아쉬웠을지도 모르는 그 봄날, 오랜만에 삼청동을 찾았다. 이제 과장이 되었음에도 입에 붙은 전대리가 익숙한 대학후배 1과 나와 비슷한 면이 은근 많은 쏘라고 지금부터 칭할 대학후배 2와 만났다. 전대리가 말한 '애플 시나몬피자가 맛있는 집'에서. ▲ 음식은 둘째치고 분위기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그녀들과 나는 '여성스러운 취미를 가진 모임'을 간혹 가진다. 블로그의 문체와 달리 나는 꽤 털털한 말투를 가진 성격이고 생김새도 제법 그와 어울린다.(여성미는 눈곱만치도 없...다고까진 하지 말아야겠다.) 그런 내가 관심 있어 하는 것은 코바늘. 귀여운 외모와 달리 제법 털털한 전대리는 꽃꽂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