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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천장이 데여도 맛있는 걸 어떡해, 타꼬야끼 입천장이 데여도 맛있는 걸 어떡해, 타꼬야끼 본고장 오사카에서 먹는 타꼬야끼 이 세상에는 호호 불어먹어야 하는 군것질거리가 몇가지 있다.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렇게 호호 불어먹어야 하는 군것질거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기 때문인데 호빵이라든가 물오뎅, 호떡 등이 그러하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하나 추가한다면 본고장 오사카에서 맛본 '타꼬야끼'가 되겠다. 좀 믿기지 않은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사실 일본에서 3년이 넘는 생활을 했지만, 타꼬야끼를 먹은 건 한 번정도.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글쎄..라고 두리뭉술하게밖에 대답하지 못할 그 이유, 나는 그저 본고장 오사카에서 먹고 싶을 뿐이었다. 오사카 도톰보리에 위치한 타꼬야끼 가게는 편의점 수보다도 많았던 듯하다. 종로에 김떡순, 노량진의 컵밥 만큼이나 많..
경계를 넘어선 X의 실체를 찾아서. :: CGV 스크린 X로 보는 영화 The X 경계를 넘어선 X의 실체를 찾아서. CGV 스크린 X로 보는 영화 The X 며칠 전 친한 선배의 페이스북에 집에서 찾았다며 워크맨과 카세트테이프를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그 테이프 중에 하나에 적힌 '95' X세대 최신가요'를 보다가 빵하고 터졌는데 생각해보면 그 X란 단어는 늘 무언가 앞서 나가는 의미를 가진 단어가 아니었나 싶다. 95년도의 X세대는 자기중심적인 가치를 가진 반항의 이미지를 의미했지만, 그건 기존의 없던 세대의 탄생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처음 스크린 X라는 말을 들었을 때 궁금했던 것도 X가 붙은 의미에 관한 것이었다. 왜 X인가. 의미하는 바가 있을까. 왜 영화 제목의 The X의 상관관계는? 등등. 보도자료를 뒤져봐도 스크린 X에 붙은 이 엑스의 실체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
전주에서 먹은 걸 세어보아요 전주에서 먹은 걸 세어보아요 두 그릇, 한 잔, 한 사발, 한 상, 한 개, 한 컵, 한 쪽.. 나는 경상도에서 태어났고 지금까지의 인생 절반 이상을 그곳에서 보냈다. 뭐야, 처음부터 지역감정을 운운하자는 건가? 당연히! 결단코!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래서 나는 '전라도 음식에 대한 엄청난 환상'이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엔 책과 TV가 알려준 것들도 있지만, 요리 솜씨 좋은 지인이 전라도 출신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이 환상은 때마침 전주가 나를 초대해주어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동안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보니 여행을 하는 동안 '전주 음식에 대한 환상', '먹을 것에 관한 기대심리'는 그렇게 커졌다.전주가 나에게 선사한 먹거리의 세계, 침을 꼴깍꼴깍 삼켜보면서 그때 먹은 것들을 하나하나 ..
당신이 미처 알지 못한 와카야마를 발견하다 당신이 미처 알지 못한 와카야마를 발견하다 일본 와카야마현을 찾아가 문을 두드리다. 똑.똑. 와카야마和歌山. 그 이름 참 낯설다. 오사카로 대표되는 간사이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교토와 나라, 고베도 아닌 그 이름 와카야마. 서점에 가서 가이드북을 살펴보더라도 이 지역에 대한 안내는 보기 어렵고 인터넷 검색으로 얻는 정보도 한정적이기만 하다. 이번 일본여행의 중심이 와카야마현이 된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너무 낯설어 생겨나는 궁금증. 궁금증을 들고서 일본 와카야마로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 똑똑.두드린 문이 이윽고 열리더니 그렇게 와카야마가 나를 반겨주었다. 2일간의 짧은 만남,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일본 와카야마가 알려 준 몇 가지 이야기. 이야기 하나, 파도는 천장의 다다미를 쌓았지만.. ▲ 면적이 다..
그가 돌아왔다, 양 손 가득 빵을 들고서..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지난 포스팅과 연결이 되는 이야기다. 일본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면서 사온 기념품을 먹기 위해 밤 10시에 합정에 모여 신 나게 시식회를 했던. 그렇게 시작된 "해외로 나간다면 빵은 사와야지?" 라는 청유형 문장은 멤버 중 하나가 2주일간의 일본출장을 가게 되자, 협박형 강조 문장으로 바뀌어 그를 2주 동안 시달리게 한다.그리고 그가 돌아왔다. 가방 가득 기념품을 채워서. [지난 포스팅 : 그들이 그날 그렇게 모였던 이유 http://sinnanjyou.tistory.com/214] ▲ 가방을 꽉 채운 소중한 기념품들 그러니까 하루에 한 개씩 총 14개를 가지고 와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하긴 했다. 설마 하는 마음도 있었고, 당연히라는 뻔뻔한 마음도 있었던 듯. 반신반의했던 것이 그들의..
대회를 준비한 당신에게 Thank you! :: CJ INVITATIONAL Hosted by 최경주 대회를 준비한 당신에게 Thank you! CJ INVITATIONAL Hosted by 최경주'에 가다 지난 10월 10일부터 13일 동안 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 골프 클럽에서는 'CJ INVITATIONAL Hosted by 최경주' 라는 제법 긴 이름의 골프대회가 세 번째로 열렸다. 골프에 '골'도 모르는 내가 이곳을 가게 된 것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최경주 선수에 대한 설명도 이 대회에 대한 결과에 관한 것도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나보다 더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터.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그런 이미 알고 있는 내용과는 조금 다른 대회 현장의 다른 풍경에 관한 것이다. 원래 몰랐던 뒷이야기가 다른 풍경의 스케치가 더 솔깃하게 들리는 법이니까. 그리고 그 뒷이야기를 채워 준 이..
전주 그리고 전주, 이색(二色)매력에 빠지다 전주 그리고 전주, 이색(二色)매력에 빠지다 전주에서 만나는 한옥마을과 레알 뉴타운 전주에서의 시간은 묘하게 흘러갔다. 느리게 천천히 스며들듯 흘러가다가도 신 나고 빠르게 한바탕 휘저으며 말이다. 전주 토박이라던 택시 기사 아저씨의 느긋한 말투처럼 한옥의 돌담, 기와 한 장을 여유롭게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북적북적 남부시장으로 향하고 어디보다 흥겹게 흘러가는 레알 뉴타운에 당도하게 된다. 전주 소리 축제의 일부분이던 사물놀이팀이 흥겨운 태평소 소리가 빠르게 몸을 휘감으며 지나가고 어디서 들려오는지 아스라이 들려오던 가야금의 튕김 음이 들려오는 순간, 알았다. 전주가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지. 옛 것을 간직한 전주 그리고 새로움이 살아 넘치는 전주, 전주는 그렇게 이색(二色)적이다. 한옥마을, 기와 아래 또..
번개시장으로 오세요~ Welcome to Bungae market "엄마랑 시장가자~" '시장' '슈퍼' '장' 등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내게 이거 참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추석 연휴, 오랜만에 찾은 고향 집 거실에 널브러져 막장 아침 드라마 시청에 잔뜩 몰입하던 중이었다. 드라마 속 주인공의 남편과 새 부인이 주인공의 아이를 어쩌느냐 저쩌느냐 하는 장면을 더 보다간 나도 모르게 욕지거리를 내뱉을 참이었으니 이것보단 역시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훨씬 성미에 맞을 터. 그렇게 출발하여 아침부터 장을 보기 위해 도착한 곳은 내 고향 창원에 위치한 '번개시장'이다. 보통 전국의 '번개시장'이라는 이름을 붙는 곳은 새벽부터 오전까지 장이 서서 그런 곳이 많은데 이곳도 그런 아침 시장이다. 내가 살던 창원시와 옆 동네 마산시가 통합하여 통합창원시(아무리 생각해도..
엄마, 밥 잘 챙겨 먹고 다닌다니까 :: 계절밥상을 찾아가다 엄마, 밥 잘 챙겨 먹고 다닌다니까 CJ 푸드빌의 새로운 한식 브랜드, 계절밥상을 찾아가다 "밥은 잘 묵고 다니나? 단디 챙겨 묵으래이." 엄마와 통화를 할 때마다 절대 빼먹지 않고 나오는 그 말, '밥'. 이미 나이 먹을 대로 먹은 딸내미가 행여나 제대로 끼니를 먹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건 엄마의 영원한 숙제인듯하다. 그렇지만 난 너무나 잘 먹고 다닌다. '먹방'을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서나 달려오는 이들이 있기에 늘 너무 잘 먹는다는 게 문제. 물론 이렇게 먹는 음식은 엄연히 엄마의 '집밥'과는 다르기에 100% 충족될 수 없는 무언가가 있긴 하다. 계절밥상이란 이름의 오늘 찾아간 곳은 적어도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90% 이상 채우는 엄마의 마음이 있는 곳이다. 산지 제철 식재료로 만든 건강한 ..
하늘 아래 바다, 바다 위 배, 그리고.. :: 팬스타로 떠난 일본 여행 프롤로그 하늘 아래 바다, 바다 위 배, 그리고 일본 팬스타로 떠나는 4박 5일 일본 여행 프롤로그 "멀미약을 먹을 필요는 없어요." 그 한마디에 불현듯 나의 첫 해외여행이 떠올랐다. 낯선 나라에 대한 두근거리는 설렘으로 가득 차 있던 2005년 어느 가을날에 다녀온 후쿠오카에서의 날들 말이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을 떠오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추억, '뱃멀미'. 멀미 따윈 없다고 자신했던 그 순간을 몇 번이고 후회하게 한 그 날의 쓰디쓴 경험은 배를 탈 때마다 긴장하게 하는 트라우마를 남겼다. 그런데 이번에도 배다. 일본 칸사이 지역이며 시기 또한 가을. 겹쳐지는 그때의 추억에 기분이 좋아졌다가 잠시 멈칫하게 되는 이유는 역시 뱃멀미다. 배에 오르며 조심스레 직원에게 슬 멀미약을 먹어야 할까를 물어보니 전혀 그..
그날 그들이 그렇게 모였던 이유 4박 5일의 일본 취재여행을 마치고 피로감에 휩싸여 집으로 가고 싶단 생각이 들고 있었지만, 그들이 너무나도 열심히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환영! 빵셔틀'을 외치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 그들이. 그렇게 모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기념품으로 사올 '먹을 것'을 기다리기 위해서. 처음엔 장난으로 시작했던 롤케이크를 사갈 테니 기다리라는 이야기는 현실이 되어 그들은 정말 합정에서 나를 기다렸다. 도착과 함께 환영인사는 접어두고 손부터 내미는 매정한 그들은 곧 캐리어와 기념품이 든 종이가방을 앗아가고.. 한숨 돌리기가 무섭게 하나씩 먹기 시작했다. 마스터쉐프 저리 가라고 할 정도의 날카로운 평가와 함께. 나름 산다고 샀는데도 하나씩 먹으면서 맛을 음미하고 '다음'을 외치다 보니 금세 사라지는 기념..
누구나 마음속에 사연을 가지고 살아간다 ::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사이 아비는 불편한 다리를 간신히 끌어 모아 무릎을 꿇었다. 이윽고 내뱉는..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아비는 그 어떤 말도 덧붙이지 않은 채 그렇게 반복적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할 뿐이었다. 그가 바닥에 내팽개진 다리를 (꿇기 위해) 끌어모으려고 힘을 쥐어 짜냈을 때, 나는 곧이어 그의 입에서 내뱉어질 말을 직감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이어지던 그의 한마디, 미안하다. 그치지 않고 쏟아내는 그 네 음절의 말은 그의 사연에 녹아들며 나는 소리 내어 울지 않도록 끅끅거릴 수밖에 없었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보던 중이었다. 누구나 마음 한편에는 자기만의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듯하다. 그런 이야기가 모여서 이 세상의 모든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이 만들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