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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시장으로 오세요~ Welcome to Bungae market "엄마랑 시장가자~" '시장' '슈퍼' '장' 등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내게 이거 참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추석 연휴, 오랜만에 찾은 고향 집 거실에 널브러져 막장 아침 드라마 시청에 잔뜩 몰입하던 중이었다. 드라마 속 주인공의 남편과 새 부인이 주인공의 아이를 어쩌느냐 저쩌느냐 하는 장면을 더 보다간 나도 모르게 욕지거리를 내뱉을 참이었으니 이것보단 역시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훨씬 성미에 맞을 터. 그렇게 출발하여 아침부터 장을 보기 위해 도착한 곳은 내 고향 창원에 위치한 '번개시장'이다. 보통 전국의 '번개시장'이라는 이름을 붙는 곳은 새벽부터 오전까지 장이 서서 그런 곳이 많은데 이곳도 그런 아침 시장이다. 내가 살던 창원시와 옆 동네 마산시가 통합하여 통합창원시(아무리 생각해도..
엄마, 밥 잘 챙겨 먹고 다닌다니까 :: 계절밥상을 찾아가다 엄마, 밥 잘 챙겨 먹고 다닌다니까 CJ 푸드빌의 새로운 한식 브랜드, 계절밥상을 찾아가다 "밥은 잘 묵고 다니나? 단디 챙겨 묵으래이." 엄마와 통화를 할 때마다 절대 빼먹지 않고 나오는 그 말, '밥'. 이미 나이 먹을 대로 먹은 딸내미가 행여나 제대로 끼니를 먹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건 엄마의 영원한 숙제인듯하다. 그렇지만 난 너무나 잘 먹고 다닌다. '먹방'을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서나 달려오는 이들이 있기에 늘 너무 잘 먹는다는 게 문제. 물론 이렇게 먹는 음식은 엄연히 엄마의 '집밥'과는 다르기에 100% 충족될 수 없는 무언가가 있긴 하다. 계절밥상이란 이름의 오늘 찾아간 곳은 적어도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90% 이상 채우는 엄마의 마음이 있는 곳이다. 산지 제철 식재료로 만든 건강한 ..
하늘 아래 바다, 바다 위 배, 그리고.. :: 팬스타로 떠난 일본 여행 프롤로그 하늘 아래 바다, 바다 위 배, 그리고 일본 팬스타로 떠나는 4박 5일 일본 여행 프롤로그 "멀미약을 먹을 필요는 없어요." 그 한마디에 불현듯 나의 첫 해외여행이 떠올랐다. 낯선 나라에 대한 두근거리는 설렘으로 가득 차 있던 2005년 어느 가을날에 다녀온 후쿠오카에서의 날들 말이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을 떠오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추억, '뱃멀미'. 멀미 따윈 없다고 자신했던 그 순간을 몇 번이고 후회하게 한 그 날의 쓰디쓴 경험은 배를 탈 때마다 긴장하게 하는 트라우마를 남겼다. 그런데 이번에도 배다. 일본 칸사이 지역이며 시기 또한 가을. 겹쳐지는 그때의 추억에 기분이 좋아졌다가 잠시 멈칫하게 되는 이유는 역시 뱃멀미다. 배에 오르며 조심스레 직원에게 슬 멀미약을 먹어야 할까를 물어보니 전혀 그..
그날 그들이 그렇게 모였던 이유 4박 5일의 일본 취재여행을 마치고 피로감에 휩싸여 집으로 가고 싶단 생각이 들고 있었지만, 그들이 너무나도 열심히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환영! 빵셔틀'을 외치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 그들이. 그렇게 모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기념품으로 사올 '먹을 것'을 기다리기 위해서. 처음엔 장난으로 시작했던 롤케이크를 사갈 테니 기다리라는 이야기는 현실이 되어 그들은 정말 합정에서 나를 기다렸다. 도착과 함께 환영인사는 접어두고 손부터 내미는 매정한 그들은 곧 캐리어와 기념품이 든 종이가방을 앗아가고.. 한숨 돌리기가 무섭게 하나씩 먹기 시작했다. 마스터쉐프 저리 가라고 할 정도의 날카로운 평가와 함께. 나름 산다고 샀는데도 하나씩 먹으면서 맛을 음미하고 '다음'을 외치다 보니 금세 사라지는 기념..
누구나 마음속에 사연을 가지고 살아간다 ::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사이 아비는 불편한 다리를 간신히 끌어 모아 무릎을 꿇었다. 이윽고 내뱉는..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아비는 그 어떤 말도 덧붙이지 않은 채 그렇게 반복적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할 뿐이었다. 그가 바닥에 내팽개진 다리를 (꿇기 위해) 끌어모으려고 힘을 쥐어 짜냈을 때, 나는 곧이어 그의 입에서 내뱉어질 말을 직감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이어지던 그의 한마디, 미안하다. 그치지 않고 쏟아내는 그 네 음절의 말은 그의 사연에 녹아들며 나는 소리 내어 울지 않도록 끅끅거릴 수밖에 없었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보던 중이었다. 누구나 마음 한편에는 자기만의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듯하다. 그런 이야기가 모여서 이 세상의 모든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이 만들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한강에서 노닥거리기 좋은 계절 드디어 가을이 왔다. 여름, 지겹게도 온몸 가득 휘감던 후덥지근한 기운이 물러가고 마음을 달래주듯 살랑이는 바람과 함께 가을이 찾아왔다.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땀에(내 땀의 절반 이상은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 머리카락 한올 한올이 질척질척 들러붙는 그 짜증 나는 기분을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지 알만도 할 터.살랑이는 바람이 여름 기운을 앗아가 버리며 가을이 찾아왔다. 잎사귀는 아직 연둣빛 그대로 싱그러움을 뽐내고 있지만, 살랑이는 초가을 바람이 있다는 것으로도 얼마나 좋은지. 아직 추석 귀향길에 오르지 않은 나와 절친 우쿠, 그리고 서울이 고향인 절친 옥여사와 갑작스레 약속을 잡아 한강을 찾은 것도 날씨 좋은 가을날을 이대로 보내버리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래, 이 맛이야~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프롤로그 14박 15일의 시간. 남섬에서 10박 11일, 북섬에서 4박 5일. 그리고 남은 총 92.7Gb의 11,858개의 사진과 영상. 젊어서 사서 하는 것이 고생이라면, 뉴질랜드의 캠퍼밴 여행이 딱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시간과 돈이 없었다면 (그래서 파산여행이라고도 불렀다) 시작하지 못했을 이 여행은 엄청난 경험과 결과물을 남겼고 뉴질랜드를 돌아오고 글을 한편이라도 쓰고 남았을 시간임에도 쉽게 시작하지 못할 버거움을 주기도 했다. 그래도 몇 글자 남겨본다. 폴더 가득 찬 사진 중에서 딱히 괘념치 말고 눈에 보이는 대로 끄집어 내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 좋게~ 핀이 나갔지만, 무언가 기분 좋은 느낌을 받아 가장 처음 끄집어냈던 이 사진 같은 기분으로 그렇게 말이다. 첫째 날, 뉴질랜드에 입성하다. (크라이스트..
빠밤! CJ Social Board 2기로 선정! 블로그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일이 생기곤 한다. 수줍은 글솜씨와 어설픈 사진으로 채워나가다 보면 몇몇 기업 블로그에 글을 기고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지원을 받아서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가끔은 체험단을 신청해서 상품을 리뷰하는 일도 생긴다는 것! 이번에 내가 6개월 동안 참여하게 된 곳은 CJ Social Board로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CJ그룹과 함께 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사실 요즘은 여행기를 주로 쓰고 있지만 어쨌든 나는 '소소한 1%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블로그'가 컨셉이다보니 6개월간의 소셜보드 활동으로 일상생활을 조금 더 재미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 (그런 이유 등으로 지원했는데 진짜 뽑힐 줄은 몰랐지마는!)어쨌든 결론..
가끔은 달달하게 :: 호주 멜버른 초콜릿 전문점 코코블랙 Koko Black 가끔은 달달하게 호주 멜버른 초콜릿 전문점 코코블랙 Koko Black 그런 날이 있다. 너무나도 당(糖)이 땅기는 날 말이다. 호텔 일로 육체노동이 심하던 그때도 그랬다. 피곤하니 당연히 단 음식이 먹고 싶어지고 그렇게 시작된 '단것에 대한 열정'은 멜버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초콜릿 투어로 이어졌고, 돈을 내고 따라다니는 투어를 하기보다는 직접 그 루트에 있는 가게들을 찾아가서 먹는 게 훨 이득인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 선택은 옳았다. 첫 번째 카페에서 당 보충을 한 이후 더 이상의 당은 필요 없게 되어버렸기에 투어를 했다면 많이 아까웠을 듯. 정말 예상보다 더 달았다 그 날의 초콜릿들은. 사실 멜버른이 초콜릿으로 유명할 줄은 몰랐다. 그냥 스쳐 지나가던 가게들이 유명한..
세계 자연 유산 프레이저 아일랜드, 흐린 날에 가다 생각해보면 나의 여행은 늘 '흐린 날씨'를 동반하는 듯하다. 최근에 다녀온 캐나다도 그랬고 오늘 소개할 이곳도 만만찮은 날씨였기 때문. 분명 이때만 하더라도 불운의 아이콘 마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비를 몰고 다닌 건 내가 아닌가 싶기도.어쨌든 이 여행기를 보면 '프레이저 아일랜드는 별로다.'라는 인상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흐린 날씨도 즐길 수 있는 여행이라면 참 좋았겠지만, 이곳은 그러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았기 때문. 그래도 세계 자연 유산이 아닌가. 그냥 묵혀두기에 아깝기만 한 이곳. 접어두었던 여행기를 다시 끄집어 낼 수밖에 없게 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다. DAY 1 허비베이에서 배를 타고 프레이저 아일랜드로 허비베이 백패커스 - 프레이저 아일랜드 - 맥킨지 호수 - 베이신 호..
캥거루 낮잠을 자고 코알라 등을 긁었다 캥거루 낮잠을 자고 코알라 등을 긁었다 호주 퀸즈랜드주 론파인 코알라보호구역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을 말한다면 단연코 '캥거루와 코알라'다. 이 두 동물은 기념품 가게의 70% 이상의 지분율을 차지하며 온갖 상품들로 만들어지는 대표 인기동물로 그렇기에 타지에서 온 나와 같은 이방인에게 캥거루와 코알라는 호주에서 꼭 만나봐야 하는 그렇지 않았다면 호주에 있었던 것이 맞느냐는 의심을 살 동물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찾아갔다. 캥거루와 코알라를 만나러. 호주 브리즈번에서 널브러진 캥거루를 만날 수 있다는 소문아닌 소문을 듣고 찾아간 곳이 바로 '론파인(Lone Pine)'. 론파인이라는 이름 밑에 추가적으로 쓰여진 걸 보면 여긴 '코알라 보호구역'으로 캥거루보다는 코알라가 우선인데 그도 그런 것이 잭과 질이라는..
알록달록 색을 모아 브라이튼 비치를 그리다 오늘도 바다다.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었고, 가면 나 또한 멋들어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바다. 어느 사진가의 사진을 통해서 소개되어서 유명해졌다는 설이 있기도 한 이곳은 바다에 놓여진 알록달록한 비치박스(Bathing Box가 정식명칭)가 유명한 브라이튼 비치(Brighton Beach)다. 호텔일을 마치고 계획없이 찾아간 곳인데 도심에서 약간만 찾아와도 이런 바다가 있다는 것 자체는 참 좋은 일이다. 초가을의 햇살이 눈 부시던 오후의 브라이튼은 그렇게 많지 않은 사람덕에 편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 (사람이 북적거리면 그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마음이 반비례 그래프를 그리면서 짧아지곤 한다.) 초반부터 아쉬운 소리를 하자면 멜버른의 바다는 퀸즈랜드주에서 봐 오던 것과는 달라 처음엔 실망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