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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못방향치

Hello, Stranger, 그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다 Hello, Stranger. 안녕, 이방인.그들을 처음 봤을 때는 분명 경계하는 눈빛이었다. 그러나 이내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다는 양 고개를 돌려버렸다. 캐나다 알버타 주에서 지내는 시간 동안 나를 가장 즐겁게 해주었던, 가장 흥분케 해주었던, 그리고 가장 숨죽이게 했던 이들이었다. 아침 산책길에서, 밥 먹으러 가던 숙소 앞에서, 다른 곳으로 향하던 차도 위에서 그렇게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서는 잠시 내려두었던 카메라를 찾기 위해 허둥지둥하게 한 그들과의 만남을 하나하나 기록했다. 왔니? 밴프에 온 걸 환영해! 캐나다 여행의 시작이었던 밴프, 그리고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갑자기 만났던 사슴 3마리. 그들의 예상치도 못한 등장은 여기가 알버타 주로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들었다. 이 여행에서 가..
낮과 밤, 하늘과 지상에서 나이아가라를 마주하다 캐나다 여행의 가장 고난을 꼽는다면 역시 8할 이상이 날씨였다. 그리고 그 정점을 찍은 곳이 ‘나이아가라 폭포’. 비가 와 호텔로 도망치듯 피신하면 곧 그치고 돌아보기 위해 다시 나가면 이내 쏟아지고. 그러다가 천둥이 우루루쾅쾅. 나이아가라란 이름이 인디언어로 ‘천둥소리를 내는 물(ongiara 온기아라)’에서 왔다더니 쏟아지는 폭포소리와 함께 어찌나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내는 날씨인지. 그래서 나는 더 부지런히 구경하려고 했던 것 같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더 제대로 보겠다는 생각으로.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나이아가라는..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는 방법은 참 다양하다. 하늘에서 바라볼 수 있는 헬기투어나, 파도 앞까지 가는 안개 속의 숙녀호(Maid of the Mist), 동굴 속에서 떨..
공정무역이 당신에게 선물 : 세계 공정무역의 날 한국 페스티벌 공정무역은 무엇일까? 있는 그대로의 의미를 풀자면 '공정한 무역'이지만, 사실 그 말만 듣고서는 감이 잡히지 않는 것도 사실. 공정무역 커피나 공정무역 초콜릿이야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것 말고 더 아는 게 없기도 했다. 친한 선배를 따라 찾아간 공정무역 페스티벌은 100% 알았다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조금은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드는 행사였달까. 얼마 만에 찾은 광화문광장인지 모르겠다. 행사 때문인지 날씨가 좋아서인지 벌써 광화문 광장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조그마한 손수레에 실어있는 팜플렛을 집어 들고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돌기 시작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공정무역을 경험할 수 있는 자그마한 공정무역 KIT를 받을 수 있다. 꼭 받아내겠다는 생각으로 가위바위보에 임했는데, 나름 머리를 너..
영흥도에서 즐긴 어느 봄날의 캠핑 어디서 뭐 타는 냄새 안 나요? 내 마음이 불타고.. 아니 장작이 타고 있잖아요. 타닥타닥.. 불 타는 장작을 보면서 그런 재미없는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나무가 타들어 가며 만드는 타닥타닥 소리와 한창 기타 연습중인 선배의 또롱또롱 소리와 섞여 타롱또닥 봄밤의 정취를 음악으로 만들어냈다. 내가 준비한 거라고 대파밖에 없었던 봄날의 캠핑은 캠핑 달인 커플의 철저한 준비 아래 너무나도 근사하게 이루어졌다. 영흥도 장경리 해수욕장이 우리의 캠핑 장소였다. 카카오톡에 여러 명의 사람을 불러모아 캠핑 계획을 하나하나 읊던 선배의 글을 읽으면서도 사실 난 내가 어디로 캠핑을 가는 건지 잘 몰랐다. 몽흥포요? 아..몽산포랑 영흥도구나. 몽산포로 갈지 영흥도로 갈지. 이렇게 적긴 해도 두 지역 다 내겐 생소한..
쇼핑몰에서 놀이기구를 탈 줄이야 웨스트 에드먼튼 몰. West Edmonton Mall, WEM. 사실 쇼핑몰은 정말 흥미가 가지 않는 곳 중 하나다.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쇼핑몰처럼 재미난 곳은 없겠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많은 사람으로 진이 빠지는 곳' 중의 하나로 여행 중에는 특히 피하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렇게 찾아간 이곳에서 나는 정말 제대로 진이 빠지게 되었으니.. 사람이 원인도 아니오, 쇼핑할 거리가 많아서도 아니오, 바로 놀이기구 때문이었다. 놀.이.기.구. 이해가 되지 않는 조합인 쇼핑몰과 놀이공원의 만남이 오늘의 이야기다. 에드먼튼 몰은 참 크다. 이걸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작은 소도시나 동물원 크기로 비교되는 이 쇼핑몰은 북미 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2004년까지만 해도 전 세..
기념품이라고 다 같은 기념품이 아니야 기념품이라고 다 같은 기념품이 아니다. 네가 그냥 커피라면 이 아이는 티업휘야. 라고 말하던 그 남자의 말처럼, 그저 그렇고 그런 기념품이 있는가 하면 좀 특별한 기념품도 있는 거다. 여행의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여행의 기분을 다시금 느끼고 싶어서 어쩌다 보니 사게 되기도 하고 꼭 사야만 해서 사기도 하는 그 이름, 기념품. 그래서 준비했다. 늘 알던 그 평범한 기념품에서 특별한 기념품까지. 밴프에서 만난 다양한 기념품들을 모아모아 레벨 아닌 레벨을 나누어 분석해 보았다. 이 다양한 기념품 중에서 밴프 최고의 기념품은 무엇일까? 일단 밴프에서 기념품 가게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렇게 큰 마을도 아니거니와 큰길의 양쪽으로 난 가게의 많은 수가 기념품 가게이기 때문. 산책하는 기분으로 타박타박 걸으며..
호주에서 술을 사려면 어디로 가야하나? 주당이라고 할 만큼의 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주량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즐기는' 것이 있다면 술! 그중에서도 맥주다. 한국에서야 큰 슈퍼마켓에서도,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집 앞 편의점에서도 손쉽게 살 수 있지만, 호주 법상으로는 딱 정해진 술 판매점 Bottle Shop, Liquor Store에서만 살 수 있으니, 오늘은 왜 호주 슈퍼마켓에 술을 안 팔지? 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되겠다. 보통 큰 슈퍼마켓 옆에는 친구처럼 같이 붙어 있어 찾기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막상 들어가려고 하면 술밖에 없는 공간이기에 왠지 모를 압박감이 느껴지는 것이 보틀샵이다. 그러나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구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니 염려 말고 한번 둘러보자. 호주의 술판매점은 BWS, ..
뽀드득, 눈 신을 신고 걸음을 내딛다 그 어린 날 나는 베이킹소다로 눈 밟는 소리를 만들었다. 지금이야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버린 터라 그런 추억이 있었다는 건 검색을 해도 잘 나오질 않지만, 옛날, 그러니까 소리를 '손'으로 만들어내던 그 시절에 눈 밟는 그 소리는 분명 베이킹소다의 힘이었다. 적어도 내 기억에는. 그런데 이 먼 캐나다까지 와서 그 어린 시절 기억이 난다니 참 재미난 일이다. 엄마가 숨겨놓은 베이킹소다 봉투를 부엌 찬장에서 기어이 끄집어내서는 손으로 꾹꾹 눌러내며 만들었던 '뽀드득'하고 나던 소리의 기억 말이다. 하얀가루 풀풀 날리며 좋아하다 결국엔 엄마의 질펀한 잔소리로 끝났던 그 추억을 떠올리게 한 스노우슈잉. 참 신기한 일이지. 이 뽀드득 소리가 그렇게도 즐겁다니 말이다. - 스노우 슈잉..? 눈 신발? 눈 신발이라..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 호텔의 말할 수 있는 비밀 역사가 쌓이면 비밀은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쌓인 역사는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는 비밀을 만들어내고 그 비밀은 그것을 찾아내는 이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는 다니던 학교에도, 살던 마을에도 있던 꽤 그럴싸한 전설 같은 비밀 말이다.그렇다면 125년간의 이야기가 쌓이면 어떤 비밀이 곳곳에 숨어있을까? 손을 뻗어 쓰다듬어 보는 돌담, 고개를 들어 바라보는 멋들어진 샹들리에, 넋을 잃게 하는 창문 너머의 풍경, 대리석 계단까지.. 오늘은 발걸음 닿는 곳 하나하나에 그런 비밀이 있는 곳에 관한 이야기다.이곳은 박물관도 미술관도 아니다. 보는 순간부터 시선을 빼앗는 그 존재 자체로 하나의 미술품이 되기도, 하나의 역사물이 되기도 하는 곳.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 호텔. 이곳 구석구석에서 발견한 말할 수 '있..
봄날을 좋아하세요? 봄이 왔다. 아니 봄이 온 것 같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던 무렵의 호주, 그리고 봄이 슬며시 오지만 겨울 기운이 남아있던 캐나다. 두 곳을 연이어 다녀와 한국의 공기를 느껴보니 이건 봄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벚꽃개화 소식을 보면 확실히 봄이 온 것 같은데 말이다. 그래서 길을 나섰다. 따뜻한 봄을 찾으러! 화사한 봄을 찾으러! 오늘 찾아간 곳은 어린이대공원. 꽃도 볼 수 있고 나의 사랑 동물들도 볼 수 있는, 게다가 입장료도 받지 않는 고마운 곳이다. 재작년 겨울에 찾아왔을 때는 이런 멋진 간판이 없었는데, 예쁘게 단장을 하며 만든 모양. 플랜카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지금 어린이대공원은 개원 40주년을 기념해서 봄꽃축제가 한창인데 13일부터 시작한 이 행사는 ..